00:06 사람들은 ‘사랑’이마음을 따뜻하게, 졸이게, 때론 깨질 듯 아프게 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랑에 뇌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모든 것과요! 사랑의 첫 불꽃부터 마지막 눈물까지 신경 화학 물질과 뇌 신경계가 합작하여 그 여정을 이끕니다.
[3월 5일] [네가 어쩌다 날 꿀벌로 불렀는데, 계속 그렇게 불러주면 좋겠어.] [우리 팀 짱!!!] [우후! 축하!!] [잘 자, 꿀벌!!] [앗, 오타! 잘 자, 리!] [ㅋㅋ, 난 좋은데!] [잘 자!]
[3월 20일] [오는 길에 네가 내 손을 잡았는데, 내가 놓는 걸 잊었어.]
01:06 누군가에게 빠지기 시작하면 그 사람과의 행복한 시간을 내내 상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어하죠. 이러한 사랑의 첫 단게를 심리학자들은 ‘도취’라고 합니다. 혹은 ‘열정적인 사랑’이라고 하죠. 이 새로운 관계에서 거의 취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뇌를 본다면 그런 표현이 꼭 틀린 말은 아닙니다.
01:28 사랑에 도취된 인간의 뇌는 ‘복측피개부’의 활성이 증가합니다. 복측피개부(VTA)는 뇌의 보상 처리와 동기 부여 중추입니다. 이것이 활성화되는 때는 달콤한 걸 먹거나 갈증을 해소하거나 더 극단적인 예로는 약물을 남용했을 때입니다.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처음 수준의 보상을 바라면서 반복된 행동을 하게 만들죠. 이러한 VTA 활성은 사랑에서 행복을 느끼게도 하지만 새로운 상대를 찾아 나서게도 합니다.
02:01 처음에는 완벽한 새 애인에게서 어떤 결함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안개 같은 흐리멍덩함은 뇌의 고등 피질 영역에서 비롯됩니다. 사랑에 막 도취된 인간은 뇌의 인지 중추에 활성 감소를 보입니다. ‘전전두피질’이란 곳이죠. 이곳의 활성이 비판적 사고와 논리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운 관계를 핑크빛으로 보는 게 당연하죠.
02:27 이러한 사랑의 첫 단계가 감정과 뇌 활동의 강렬한 롤러코스터일 수 있지만 이 상태는 대개 몇 달간만 유지됩니다. 그리고 지속되는 사랑의 단계인 ‘애착’ 혹은 ‘정’의 형태로 옮겨가죠.
[6월 10일] [넌 고음을 절대 못 맞추지만, 네가 하는 게 난 좋아.] [꿀벌 화이팅!]
03:00 관계가 발전하면서 상대를 더 편하게 느끼고 상대에게 더 헌신하게 되죠.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호르몬이 작용합니다.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죠. 짝짓기 호르몬이라고 알려진 이들은 신뢰, 사회적 유대감, 애착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성애적 사랑은 사랑의 다른 형태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 호르몬이 가족애와 우정을 형성하기도 하니까요. 게다가 옥시토신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막기도 해서 애인과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편하게 느껴지는 거죠.
03:35 사랑 초기에는 안 했던 애인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되면서 애인을 더 진심으로 이해하고 애인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혹은, 핑크빛 색안경의 색이 바래면서 관계 속 문제들이 더 선명히 보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10월 29일] [넌 울 때 눈이 파래져, 아니 조명 때문에 그랬나?]
04:12 관계가 끝나는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를 비통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뇌를 탓할 수 있습니다. 이별의 고통은 ‘뇌섬엽’을 활성화합니다. 고통을 처리하는 부분으로 발목을 삔 것 같은 물리적 고통을 처리하고 거절당했을 때의 기분 같은 사회적 고통도 처리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헤어진 연인과의 유대를 다시 꿈꾸고 갈망할지도 모릅니다. 닿고 싶은 욕망이 허기나 갈증처럼 여러분을 지배할 수도 있습니다. 헤어진 애인과 찍은 사진을 볼 때 이별을 겪은 인간은 다시 복측피개부 활성을 보입니다. 동기 부여와 보상 회로의 중추로서 사랑의 첫 단계에서 열망의 감정을 만든 곳이죠. 이 감정의 회오리는 신체의 경보 체계도 활성화합니다. 즉, 스트레스 축을 건드려서 동요하고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죠.
05:01 시간이 흐르면서논리적 추론을 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등 고등 기능을 수행하는 대뇌피질이 스트레스와 갈망 신호를 멈출 수 있습니다. 이 부위는 계속해서 성숙하며 청소년기에 형성된다는 것을 보면 첫 이별이 특히 고통스러웠던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죠.
[11월 6일 - 방청소함] [11월 7일-잠] [11월 8일-공부함]
05:41 운동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것 같은 활동들이 이별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을 달래줄 수 있습니다.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분비도 촉발하면서요. 그리고 시간과 주변의 지지가 있으면 대부분은 치유되고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이별에서도요.
[속도를 줄이세요, 종점] [12월 31일] [새로운 일기장을 쓸 시간이다.]